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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만의 CEO코칭] ‘중국 쇼크’ 넘기도 첫 출발은 인력 확보
Date : 2014-11-20

[신현만의 CEO코칭] ‘중국 쇼크’ 넘기도 첫 출발은 인력 확보
(한경비즈니스 제987호 2014-11-14)



Q 우리 회사는 설립된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저가 공세를 펴는 바람에 시장을 많이 빼앗겼습니다. 어렵게 버텨 왔지만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더 이상 머뭇거렸다가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 같아 다소 늦긴 했지만 사업을 재정립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얼마 전부터 사장 직속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변화한 환경에 적합한 사업이 무엇인지 찾고 있습니다. 사업을 완전히 새로 한다는 심정으로 백지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그런데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정하기가 막막합니다. 다양한 조언을 듣고 있지만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겠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조언해 주면 감사하겠습니다.

A 최근 국내 기업들 가운데 중후장대형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잘나가기만 하던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조선 3사가 임원의 30%를 줄이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갈 정도입니다. 조선뿐이 아닙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전화 등 전기전자 기업들은 물론이고 철강이나 석유화학 같은 대규모 장치산업들도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저임금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펴면서 한국 기업들이 빠르게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있었던 한 세미나의 주제 발표를 보니 한국의 수출을 주도하는 9대 주력 산업 가운데 자동차와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7대 산업이 2018년까지 중국에 모두 추월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하더군요. 주제 발표한 연구원은 중국이 2~3년 안에 스마트폰과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서도 한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한국의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정보기술이나 생명공학·대체에너지·나노·메카트로닉스 같은 첨단 기술 사업입니다. 이런 첨단 기술 사업은 중국 같은 후발 개도국의 기업들이 쉽게 따라오기 어렵습니다. 물론 ‘한국 기업들이 이런 첨단 기술 사업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중국이 따라오지 못할 사업 분야 찾아라
이런 사업은 보통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 10%를 넘을 정도로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시장의 대부분을 미국·유럽·일본의 글로벌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기술 수준은 중국이나 인도 같은 후발 개도국들보다 상대적으로 앞서 있습니다. 특히 일부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근접해 있습니다. 또 일부 선발 대기업들은 기업 규모가 크고 자본력도 탄탄해 상당한 투자 여력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둘째 길은 기계·부품·소재 사업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들 사업은 기술만 놓고 보면 첨단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전통적 사업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안정성이나 수익성에서 첨단 기술 사업 못지않은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 사업 역시 미국·유럽·일본의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후발 개도국의 기업들은 찾아보기조차 어렵습니다. 이들 사업에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은 이 분야의 고객들이 높은 정밀도와 엄격한 품질관리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업들도 그동안 이들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핵심 제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과의 무역수지가 몇 십 년째 적자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의 기계·부품·소재 분야의 기업들도 많이 성장했습니다. 그 덕분에 대일 무역 적자도 많이 개선됐습니다.

이들 사업은 기본적으로 대기업의 관심 분야가 아닙니다. 대부분이 중소·중견기업의 사업입니다. 독일과 일본에서도 중소·중견기업들이 이들 사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작지만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강소기업’이고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들은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합니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우물을 파서 사업 범위가 좁을 뿐이지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규모는 상당히 큽니다.

사업 방향 결정할 때 인력 먼저 따져봐야
이처럼 중국 기업들의 파상적 공세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취할 수 있는 전략으로 두 가지가 유력하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이것을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데는 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인력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길을 선택하려면 각자의 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빠르고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첨단 기술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이 많아야 합니다. 최근 대기업들이 앞다퉈 국내외 명문 대학의 석·박사급 연구 인력을 쓸어 담는 것도, 해외 선발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찾아나서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연구·개발 인력이 탄탄하지 않으면 첨단 기술 사업을 영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마찬가지로 기계·부품·소재 사업에서 기반을 구축하려면 숙련된 기술 인력이 필요합니다. 오차가 거의 없을 정도의 정밀한 가공과 완벽한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려면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 기술 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독일·일본·미국의 선발 기업들과 겨룰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인력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랜 교육 훈련과 현장 경험을 통해서만 길러지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거대한 장치를 설치한 뒤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승부를 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런 전략은 이제 중국·인도 같은 후발 개도국의 기업들이 더 잘 펼칩니다. 이에 따라 하루라도 일찍 첨단 기술 사업이나 기계·부품·소재 사업처럼 후발 개도국 기업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쪽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필요한 인력을 꾸준히 확보해야 합니다. 어떤 사업에 필요한 인력은 단시간에, 그것도 한꺼번에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인재가 발견될 때마다 이삭 줍는 심정으로 계속 영입해 조직에 담아 둬야 합니다.

또 내부 인력에 대한 교육 훈련을 통해 이들 사업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게 하고 관련 기술을 몸에 익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이들 연구·개발 인력이나 기술 인력이 회사에 안착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업무 시스템과 기업 문화도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어렵게 구한 인력이 회사를 떠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귀하의 회사도 사업을 재정립할 때 인력을 중요한 판단 근거 중 하나로 삼도록 하세요. 자금이나 기술도 꼼꼼히 따져봐야 하겠지만 시장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검토해 봐야 합니다. 현재 귀하의 회사에 어떤 인력들이 얼마나 포진해 있는지, 귀하의 회사가 앞으로 어떤 인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면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자금이나 기술보다 필요한 인력을 언제,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사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꼭 염두에 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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