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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만의 CEO코칭] 유능한 직원보다 유능한 부서장을 뽑아라
Date : 2014-12-24

[신현만의 CEO코칭] 유능한 직원보다 유능한 부서장을 뽑아라
(한경비즈니스 제993호 2014-12-22)



Q 우리 회사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직원의 수준이 곧 회사의 수준이고 제품과 서비스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회사 재원의 상당 부분을 인재 확보에 투자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관심을 많이 쏟고 있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상황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력이 많은 우수한 직원들을 뽑고 있지만 안착하지 못하고 떠나는 이도 많습니다. 이들은 기존 조직에 녹아들지 못한 채 겉돌다가 퇴사했습니다. 회사는 연봉이나 복리후생 수준을 높이고 근무 환경도 개선했지만 아직도 이직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직 수준에 맞지 않게 학력 수준이 너무 높고 업무 경험이 많은 고급 인력을 뽑은 걸까요. 아니면 기업 문화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A 직원들이 안착하지 못하고 겉돌다가 떠나는 현상은 조직에 큰 부담을 줍니다. 구성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이나 제공에 문제가 생깁니다. 자칫하면 기업의 생명줄인 고객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영자들은 조직 안정에 항상 관심을 갖게 됩니다. 조직이 안정되지 않으면 단기 성과는 물론이고 지속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우니까요.

영입한 직원들이 조직에 안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직원들, 특히 경력 직원이나 간부들을 떠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상사와의 갈등입니다. 직원들은 조직의 책임자와 코드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회사의 비전이 마음에 들어도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자신이 속해 있는 부서 책임자의 권위에 승복하지 못하면 십중팔구 떠나게 됩니다.

자세한 설명이 없어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귀하의 회사가 영입하는 직원들이 유능하고 경험이 많다면 그들이 속한 부서의 책임자보다 나이가 많거나 학력 수준이 높거나 경험에서 앞서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신이 권위를 인정할 수 없는 상사의 지휘를 받는다는 것은 참고 견디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 상사가 지식과 경험에서 앞서 있는 자신을 직급이나 직책으로 억누르려고 한다면 남아 있을 직원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먼저 새로 영입하는 직원들이 속한 부서의 책임자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그들이 새로운 직원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파악해 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부서의 책임자보다 나이가 많거나 경험과 지식에서 앞서 있는 직원들이 배치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상사보다 머리가 큰 부하 직원들이 포진해 있는 부서가 잘 운영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조직 구성원들이 부서의 책임자나 직속 상사들에게 승복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조직 불안은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경력직 이직은 ‘상사와의 갈등’ 때문
따라서 아무리 유능한 인재라고 하더라도 그를 이끌 수 있는 부서의 책임자가 없다면 채용 자체를 재검토해야 합니다. ‘입사해 근무하다 보면 서로 적응하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일단 채용하면 문제가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그런 인재는 ‘최고의 인재’일 수는 있어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인재’는 아닙니다. 유능한 인재일 수는 있어도 귀하의 회사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직원이 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직원은 ‘그림의 떡’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아쉽지만 채용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그래도 탐이 난다면 그를 위한 특별한 자리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를 이끌 수 있는 부서장이 없다면 임원 직속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사장 직속으로 배치해 직접 관리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조금 무리일 수 있지만 아예 그를 부서장으로 뽑는 것도 생각해 보세요. 아예 그 직원을 이끌 수 있는 상사와 함께 영입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조직을 통째로 들여오는 것이죠.

그러나 그럴 정도로 예외를 적용해 뽑아야 할 직원은 많지 않습니다. 설령 그렇게 특별 대우해 뽑아도 조직에 순조롭게 안착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조직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려야 장기근속이 가능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데, 처음부터 특별한 방식으로 배치돼 근무하게 되면 조직 안에 녹아들기가 어려워집니다.

차라리 조금 부족하더라도 부서장의 권위에 승복하고 그래서 부서장과 부서원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직원을 뽑는 게 생산적입니다. 경영진에 따라 새로 들어오는 직원의 역량이 조금 미흡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유능해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보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조직 안에서 구성원들과 팀플레이를 잘할 수 있는 직원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수한 직원들로 조직을 채울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방법은 이들을 잘 이끌 수 있는 부서장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유능한 직원들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다가 떠나는 것은 부서장이 그들을 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부서장의 그릇이 그들을 담아내지 못하고 부서장의 리더십이 그들을 이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런 부서장 밑에 유능한 직원을 계속 배치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유능한 직원을 많이 조직에 담고 싶다면 먼저 그들을 담아낼 수 있는 부서장부터 발굴해야 합니다. 직원들을 지휘하는 부서장들을 꼼꼼히 재평가한 뒤 그릇이 작고 리더십이 부족한 부서장들을 재배치하십시오. 조직 구성원들이 권위에 승복할 수 있는 간부들로 하여금 부서를 운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유능한 직원과 상사 ‘동시 영입’도 방법
외국인들은 직장을 선택할 때 자신의 직속 상사가 누구인지를 꼼꼼히 따집니다. 이들은 헤드 헌팅 회사의 제안이 오면 자신이 어떤 상사와 일해야 하는지부터 묻습니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회사의 브랜드나 규모부터 생각하는데 비해 외국인들은 자신의 상사와 직책·직무·연봉·복리후생 등 직장 생활에 필요한 실질적 정보를 얻고 싶어 합니다.

이는 외국 기업에선 상사의 중요성이 한국 기업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업처럼 사내 이동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어떤 상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신의 직장 생활이 전혀 다른 모습을 띨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 일한다기보다 상사와 일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외국 기업의 직장 생활에서 상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합니다. 이들에게 직장 생활은 기본적으로 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상사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고 그 결과를 상사에게 보고하고 평가받으면서 보냅니다.

물론 유능한 상사를 구하는 것은 유능한 직원을 찾는 것보다 훨씬 어려울 것입니다. 많은 경영자들이 상사를 찾지 못해 차선책으로 경력 직원을 채용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른 시일 안에 간부로 성장하고 발전하길 기대하면서 머리가 큰 경력 사원들을 뽑습니다. 신입 사원을 교육·훈련해 간부로 키우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니까요.

그러나 이처럼 경력 사원은 조직 적응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식과 경험은 갖추고 있지만 조직 문화가 낯설어 익숙해지기까지 시행착오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직장 생활 대부분을 함께하고 자신의 커리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상사와 코드가 맞지 않는다면 장기근속 가능성이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경력 사원을 뽑을 때는 반드시 그를 이끌 상사가 누구인지도 염두에 둬야 할 뿐만 아니라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려면 그 인재를 담아낼 수 있는 간부부터 확보하는 게 순서입니다. 그릇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내용물도 담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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